시중銀서 주택담보대출 옥죈 탓…중개업무도 활
발]
-명동, 주택담보대출 급증
-B등급 건설사, 융통어음 문의 계속
명동 자금시장에 주택담보대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신규 주택담보대
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수요가 명동으로 쏠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택담보대출 문의 쇄도= 명동 A대부업체는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이 평소
보다 4배 가량 늘었다. 이 업체는 그간 주식담보대출을 주로 실시했으나 최근엔 주택
담보대출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A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명동 업체에선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높았던 탓에 그동안 주
가 추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명동
에선 급히 대출금 회수에 나서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크게 늘면서 명동도 담보 가치 급락과 같은 리스크 부담을 한결 덜게 된 셈이
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중개 업무에 주력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대출 문
의는 계속되지만 대출 여력이 없는 업체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건을 타 업체에 넘기고
약 3~5% 가량의 중개수수료를 챙긴다는 것이다. 또는 군소업체에 일정수수료를 지불하
고 주택담보대출 건을 넘겨받은 뒤 대형 업체에 이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고 넘기는 방
식으로 수수료 차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A사 관계자는 "주변 업자들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자신들에게 넘기라는 요청이 쇄도하
고 있다"며 "주택담보 비중이 늘어나면서 대출채권 건전성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융통어음 문의 계속= 지난 2차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C건설 사의 융통어음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B등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들 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나 퇴출대상인 D등급보다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곳이다. 이 회사는 당초 C등급 판정이 유력했다. 그러나 대규모 차입금을 유발한 2곳의 자체 사업장을 상반기 내 매각하겠다고 밝히고, 2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B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신용평가 이후 명동에 이 업체의 융통어음 문의가 들어오면서 자금 상황이 우 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이 업체에서 250억원 규모의 융통어음 문 의가 들어왔다"며 "단기 운영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명동에선 지난 삼능건설의 사례를 들어 C사의 부도 가능성마저 점치고 있다. 삼능건설 도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융통어음 문의가 들어왔고,결국 부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증자와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며 자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며 "최대주주도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도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지만 지난해 말 수준으로 떨어졌고 코스피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
며 1300대 중반에서 차차 지수 하단을 높이고 있다.
따뜻해졌을 뿐만 아니라 일교차(지수·환율 일중 최고·최저치 차이)도 많이 줄었다.
환율은 3월 중순 하락세가 시작된 뒤 이틀에 50원씩 오르거나 내리는 급등 및 급락세
가 이어졌지만, 4월에 들어서면서 한결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일 원/달러 환율은 11년 만의 최고치인 157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이후
환율은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 하락 추세 속에서 환율은 들쭉날쭉한 일중 변화폭(일
별 최고치-최저치)을 보였다. 3월(22거래일) 중 하루 변화폭이 40원 이상이었던 날은
모두 8거래일. 3일에 하루 꼴로 일중 환율이 40원 이상 오락가락한 셈이다.
반면 4월 들어서 하루 변화폭이 40원 이상이었던 날은 단 하루 밖에 없다. 또 4월 2일
이후 원/달러 환율은 1300~1360원 범위에만 머물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심지어 전일
종가와 같은 1332원에 장을 마쳐 종가만 보면 이틀간 외환시장이 멈춰있었던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일일 등락폭을 줄여가고 있는 상황은 일단 작년 11월과 지난 3월 팽배
했던 위기설 등 불안 심리가 한결 잦아들었음을 의미한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부장
은 "1300~1350원 범위에 갇히면서 여러 변수에 둔감해져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이 하
락하면 숏커버가 나오고, 반대로 1350원선에 근접하면 그 동안 못 팔았던 물량이 나와
현재 범위에 막혀있다"고 분석했다.
증시는 다소 사정이 다르다. 지난달(22거래일) 일중 변화폭 평균은 27포인트로 40포인
트 이상인 날은 6일이었다. 반면 이번달(13거래일)은 일교차 평균은 31.6포인트로 지
난달보다 다소 크다. 다만 40포인트 이상인 날은 이틀에 그친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달 진폭 심화에 대해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다소 과열 양상이 나타나며 연기금 등 기관이 매물을 내놓고 개인 등이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진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펀드 환매 등의 여파에 따른 기관의 수
익 실현과 개인의 추격 매수가 충돌했다는 것.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의 안정과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
도 나온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보다 안정되려면 국내 은행
이 수월하게 외화 차입을 이어가고 글로벌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자문사 임원은 "기업 실적보다는 유동성 장세로 기대심리가 지
배하는 만큼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가시적인 경기회복의 조짐 등이 필
요한데 아직은 이같은 상황에는 이르지 못 했다"고 밝혔다.